- 초진료(5kg)는 대구·대전·경남·전남 모두 10,000원으로 지역 차이가 없었다. 자주 쓰는 진찰료일수록 값이 수렴한다
- 종합백신은 갈린다. 개는 전남 20,000원 vs 대구·경남 30,000원으로 1.5배, 고양이는 전남 35,000원 vs 대구 45,000원이다
- 지역 종합 순위는 계산법에 따라 뒤집힌다. 35개 항목 전체로는 대구가 1위지만 자주 쓰는 8항목만 보면 경남이 1위로 올라오고 울산은 6계단 뛴다
초진료는 전국 어디나 1만원. 그런데 종합백신은 1.5배 차이 난다
동물병원은 2023년부터 주요 진료비를 의무적으로 공개한다. 정부도 전국 조사 결과를 낸다. 그런데 그 자료는 한 번에 한 지역, 한 항목만 볼 수 있다.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17개 시도를 나란히 놓아 봤다. 결과가 예상과 달랐다.
초진료는 어디를 가도 1만원이었다
가장 자주 내는 돈부터 봤다. 체중 5kg 기준 초진료다.
| 지역 | 초진료 |
|---|---|
| 대구 | 10,000원 |
| 대전 | 10,000원 |
| 경남 | 10,000원 |
| 전남 | 10,000원 |
전부 같았다. 전국 중간값도 10,000원이다.
"우리 동네 병원이 비싸다"는 말을 초진료로 확인하려 하면 답이 안 나온다. 진찰료는 어디를 가도 비슷하다.
갈리는 것은 백신이었다
같은 방식으로 종합백신을 봤더니 그림이 달라졌다.
| 지역 | 개 종합백신 | 고양이 종합백신 |
|---|---|---|
| 대구 | 30,000원 | 45,000원 |
| 경남 | 30,000원 | 40,000원 |
| 대전 | 25,000원 | 38,000원 |
| 전남 | 20,000원 | 35,000원 |
개 기준으로 전남 20,000원과 대구 30,000원은 1.5배 차이다. 1년에 몇 차례 맞는 접종이니 누적으로 보면 초진료 몇 번보다 크다.
그리고 여기서 하나 더 눈에 띈다. 고양이가 개보다 비싸다. 전국 중간값으로 개 25,000원, 고양이 40,000원 — 1.6배다. 이 자료만으로는 백신 단가 때문인지 처치 난이도 때문인지 알 수 없다. 다만 차이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가장 비싼 지역'을 정하려다 만난 문제
그래서 항목별로 보지 말고 종합 순위를 내 보기로 했다. 35개 항목마다 각 지역이 전국 중간값의 몇 배인지 구하고, 그 비율을 지역별로 평균냈다.
| 순위 | 지역 | 전국 대비 |
|---|---|---|
| 1 | 대구 | +7.6% |
| 2 | 대전 | +5.1% |
| 3 | 서울 | +4.6% |
| 4 | 인천 | +3.3% |
| 5 | 충남 | +2.5% |
| … | ||
| 15 | 충북 | −6.9% |
| 16 | 세종 | −7.3% |
| 17 | 전남 | −8.6% |
여기서 멈췄으면 "가장 비싼 곳은 대구"라고 썼을 것이다. 그런데 계산을 한 번 더 해 봤다. MRI처럼 평생 한 번 찍을까 말까 한 항목과 초진료를 같은 무게로 두는 게 맞을까.
그래서 자주 쓰는 8개 항목(초진·재진·종합백신·광견병·심장사상충·외부기생충·전혈구검사·엑스레이)만으로 다시 계산했다.
| 지역 | 35항목 전체 | 자주 쓰는 8항목 | 순위 변동 |
|---|---|---|---|
| 경남 | +1.3% | +8.7% | 5계단 상승 |
| 울산 | −5.1% | +1.0% | 6계단 상승 |
| 충남 | +2.5% | −0.2% | 4계단 하락 |
| 대구 | +7.6% | +4.6% | 2계단 하락 |
| 전남 | −8.6% | −8.8% | 변동 없음 |
1위가 대구에서 경남으로 바뀐다. 울산은 6계단을 뛴다.
MRI·CT 같은 고가 항목이 동등가중 평균을 크게 흔들기 때문이다. 전국 중간값이 MRI 738,463원, CT 539,411원인데 초진료는 10,000원이다. 70배 차이 나는 항목을 같은 무게로 두면 순위가 그쪽에 끌려간다.
그래서 이 글은 "가장 비싼 곳은 어디"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계산법을 정하는 순간 답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두 기준 모두에서 전남이 최하위였다. 그건 흔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무엇을 물어봐야 하나
지역 순위보다 실용적인 것은 따로 있었다. 같은 지역 안의 편차다.
전국 초진료는 최저 1,000원에서 최고 61,000원까지 있다. 61배다. 상담료는 1,000원에서 110,000원까지, 110배다. 지역 간 차이가 몇 퍼센트일 때 병원 간 차이는 수십 배다.
그러니 "우리 동네가 비싼가"보다 **"이 병원이 이 금액에 무엇을 포함하는가"**가 답을 찾기 쉬운 질문이다. 진찰료에 상담이 포함되는지, 검사비에 판독료가 들어가는지, 추가로 붙는 항목이 있는지를 먼저 물어보는 편이 지역 평균을 아는 것보다 실질적이다.
자료와 한계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병원 진료비용 현황 조사」를 썼다. 수의사법에 따른 법정 공개 자료이고, 전국 동물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다.
값은 중간값이다. 평균이 아니다. 분포가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어 유난히 비싼 몇 곳이 평균을 끌어올린다. 전국 34개 항목 중 11개에서 평균이 중간값보다 10% 이상 높았다. 초음파(20kg)는 평균 77,903원, 중간값 66,000원이다.
밝혀 둘 한계가 셋이다.
첫째, 이 값은 지역 전체의 값이지 특정 병원의 가격이 아니다. 둘째, 값이 비어 있는 항목은 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는 뜻이며, 그 지역에 해당 진료나 장비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조사에 응한 병원이 게시한 금액을 집계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셋째, 진료 범위·장비·시간대에 따라 실제 비용은 정당하게 달라진다.
전체 35개 항목의 지역별 값은 진료비 비교 페이지에 정리해 두었다. 지역별로 보려면 지역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